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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vil Abyss Of The 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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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과 와스프 감상 음악과 영상

전작에 비해 모든 면에서 나아졌습니다. 애초에 앤트맨 1에 별 감흥이 없어서 그렇긴 하지만... 그런데 앤트맨 1도 그랬지만, 이번엔 상당히 아기자기한 영화가 되다보니 영화의 스케일이 작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영화 두 편에 걸쳐서 히어로의 탄생 얘기만 계속하는 것 같고요.

플롯이 단순하지 않고 명백한 악역 같은 게 없는 게 최대 장점인데, 그 중 그나마 가장 나쁜 놈은 역시 행크 핌입니다(...) 다만 너무 개그 코드를 집어넣다보니 나중엔 이야기 전체가 별 의미 없는 듯이 지나가게 돼요. 분명 괜찮은 가족영화입니다만 데드풀(?)에 비하면 확실히 떨어집니다. 고스트를 좀 더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면 더 좋았을텐데...

쿠키에서 스콧 랭 빼고 다 죽는 건 인피니티 워와의 연관성을 극명하게 부각시키면서 분위기를 단숨에 뒤집는 한 수가 됐지만, 그와 동시에 이 영화는 어벤저스에 종속된 영화임을 마찬가지로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뭐 이제 마블 영화는 전반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지만...

그리고 캐시 랭은 확실한 씬스틸러입니다. 캐시의 귀여움이 영화의 절반을 차지하네요. 그 외에 미셸 파이퍼도 아주 반가웠고요.

이거 묘하네요. Diary Of A Madman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8&aid=0004064041&viewType=pc

"CVID 더 이상 명확하게 할 수 없어"


이 인터뷰 아니었으면 저도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아주 안 좋게 봤을 듯합니다. 그런데 저 인터뷰를 보면, 비핵화에 대한 이견이나 북한의 자의적 해석을 불허하겠다는 뜻 같아요. 이러면 이건 미국의 강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합의문 3항에서 비핵화의 책임은 북한에게만 있습니다.

여전히 헷갈립니다. 과연 북한이 시간과 자금을 확보한 채 빠져나갈지, 아니면 트럼프에게 끌려가면서 조용히 지내다 내부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개혁개방될지. 저는 그 중간, 이대로 대화가 지속되면서 은근슬쩍 핵동결이 될 가능성이 그나마 높다고 봅니다.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폐기하겠다고 한 건 투발수단을 제거하겠다는 제스처 같아요.


핵동결 되고 조용한 북한이라면 그나마 나을 수 있지만, 이 경우 한국은 반드시 이에 대응하는 전력을 갖춰야 합니다. 전술핵 재배치, MD 가입 등이죠. 문제는 이런 걸 추진할 때 판문점 선언이 발목을 잡고, 이걸 빌미로 북한이 다시 도발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거죠. 그걸 막겠답시고 군축을 하는 건 자폭이고요.

더구나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그 자체가 안보 위협, 동맹 약화입니다. 일시적인 중단도 받아들이기 힘든 판인데... 어쨌든 당분간 관망할 수밖에 없겠네요.


P.S. 트럼프는 비핵화 전까진 대북제재 해제 안된다고 못박았는데, 중국은 해제하자고 하네요. 벌써 북한은 숨통이 트였습니다.

드디어 내일 Diary Of A Madman

북미정상회담이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잘 되길 바라지만 여전히 기대치는 낮네요. 일이 안 풀릴 경우, 대화를 하는 것만도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으니까요. '일단 만나서 얘기를 하자'는 태도는 결코 좋은 게 아니죠. 북미회담에는 기회비용이 있으며 이미 그 비용은 상당히 많이 지출됐습니다. 북한에게 '시간'과 '제재의 약화'를 이미 동시에 안겨주고 있죠.


미국이 일괄타결 입장에서 자꾸 물러나는 데 비해 북한은 입장의 변화가 잘 안 보이는 게 가장 큰 걱정인데, 트럼프의 호언장담대로 합의가 잘 되길 바랍니다만 자꾸 걱정됩니다(...) G7 정상회담이나, 푸틴과 회담하다 시리아를 폭격한 것처럼 트럼프는 좌충우돌하는 경향이 있어서 북한에게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긴 합니다. 다만, 판문점 선언 같은 게 나오면 실패죠.

남북정상회담도 시작은 요란했지만 결과는 판문점 선언이었습니다. 폼페이오가 북한 대표단에게 미국의 마천루를 보여준 건 '너희도 핵포기하면 이렇게 잘살 수 있어'란 메시지인 듯한데 이런 접근법은 북한 상대로는 안 통합니다. 이라크전처럼 가볍게 생각한 게 아니기만을 바랄 뿐...


판문점 선언은 이전의 합의보다 약한데다, 지킬 수도 없고 지켜서도 안되는 군축/적대행위 중지 조항이 들어간 게 문제입니다. 이 두 조항은 존재만으로도 한미동맹을 약화시키죠. 더구나 한국에 주변국이 북한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판문점 선언에 근거해서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삼고 한국이 그걸 받아들여 훈련을 중지하거나 축소하는 것 자체가 한미동맹의 약화입니다. 70년 넘게 구축한 가장 강력한 안보체제의 약화를 감수하느니, 차라리 북핵을 머리 위에 이고 사는 게 나아요.

북한이 예전과 다르고 시장화도 진행되고 있지만, 경제적 협력은 안보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보완은 가능하겠지만요. 돈맛을 봤다고 해서 충돌이 안 생긴다면, 양차 세계대전을 비롯해서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충돌도 없었을 거예요. 단적으로 미중관계는 상당히 좋고 경제적으로 밀접하지만, 서태평양의 마찰은 갈수록 심해지고 심지어 미 태평양사령부는 이름까지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꿨죠.


또한 현재는 북한이 미국을 매우 두려워하지만 이들이 '좀 살만해졌을 때' 에도 조용히 지내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70년대까지는 대남도발뿐만 아니라 대미도발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던 게 북한입니다. 다만, <3층 서기실의 암호>를 보면 북한이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리적 면역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핵보유를 묵인받는 전략을 추구한다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계속 조용히 지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회담이 잘 돼서 9.19 합의보다 강력한 결과가 나온다면, 남은 건 이행입니다. 이제까지 북한은 어떤 합의든 이행한 적이 없는만큼, 이행이 끝날 때까지 국제사회가 강하게 공조해야 하며 제재를 함부로 늦추면 안 됩니다. 문제는 지금도 한미일중러가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점이죠. 이행 좀 하고 나서 또다시 뭔가 지원이 들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대한 동기는 떨어집니다.

핵포기를 안 하더라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남한 입장에선 성공입니다. 그러나 이는 남한에게 북한에 대한 무관심이나 혐오를 유발할 수 있죠. 이미 남한 청년층은 북한을 보는 시각이 다르고요. 이는 북한의 행동이 유발한 거라 막을 방법도 없어요. 관심을 끌 수 있는 유일한 수단 -핵- 이 없어진다면, 아마 영구분단이 될텐데 저는 그걸 바랍니다. 이러면 아마 중국에게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조용히 사는 국가가 될 듯한데 그게 차라리 낫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원조극대화 전략으로 봐서 조용히 있지 않을 것 같다는 거죠;;; 그러고보니 이번 회담의 숨은 변수는 중국일텐데, 정보가 없으니 도대체 뭘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네요.


태영호 전 공사의 <3층 서기실의 암호>를 보면 북한이 그야말로 뼛속까지 원조극대화 전략에 젖어있다는 점과, 뼛속까지 전사적 협상행태를 추구한다는 게 잘 드러납니다. 이 책은 저자 자신도 밝혔듯이, 북한에 대한 원한을 표출하는 책이 아니예요. 굉장히 좋은 사료(史料)입니다. 북한의 내구력과 현재 진행되는 시장화도 잘 드러났어요.

원조극대화 전략(구걸경제)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3층 서기실의 암호>에는 이게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일반적인 남한의 관찰자가 생각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예요. 원조극대화 전략이란 게 돈을 많이 받아 국내에 뭔가를 건설한다던가 하는 이미지가 되기 쉽고 저도 여기서 많이 벗어나진 못했는데, 북한의 구걸경제는 그걸 아득히 초월합니다. 외교관을 양성하기 위해 고등중학생을 유학보내는 비용도 중국에게 떠넘기고, 우표 독점 판매계약을 사방팔방에 해대고(...이게 무슨 독점인지...) 계약이 파기되자 읍소하는 걸 보면 코미디가 따로 없습니다. 북한은 숨을 쉬어도 남의 돈으로 쉬어요. 이걸 70년 동안 해온 나라가 장마당이 활성화된다고 해서 개혁개방이 수월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전사적 협상행태도 마찬가지인데, 북한의 외교관은 철저하게 전사적 협상을 하도록 양성됩니다. 이 사람들을 상대로 상인적 협상을 하러 나서면 반드시 집니다. 한국은 북한을 상대할 때 좀 더 신경이 굵어져야 합니다. 또한 북한이 원하는 것과 남한이 해줄 수 있는 것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걸 인정하고, 해줄 수 없는 걸 요구할 경우 판을 깨버려야 합니다. 북한이 위협을 느낀다고 해서, 그걸 해소해주기 위해 남한의 안보를 약화시키는 건 국가적 자살입니다. 위협을 덜 느끼는 건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죠. 이런 면에서 판문점 선언의 군축과 적대행위 종식은 이보다 더한 독소조항이 없습니다.


어쨌든 내일 결과가 잘 나오기만을 바랍니다.

<선을 넘어 생각한다> 몇 가지 더. Diary Of A Madman

어제 저 책이 하도 아스트랄해서 다 못 쓰고 넘어간 게 꽤 많네요. 저 책은 북한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특히 북한학계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에는 결정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저게 주류란 게 안 믿겼는데 다들 비슷하더라고요;;; 스카라드님이 소개해주신 딴지일보 펜더 기자 글도 봤는데, 어... 그 작자에 비하면 박한식은 양반입니다(...)


<선을 넘어 생각한다>를 보면 북한(학계)의 특징을 몇 가지 알 수 있는데, 가장 먼저 드러나는 건 미군의 행동을 극도로 두려워한다는 점입니다. 머리말에서부터 칼 빈슨의 출현을 문제삼죠.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읭? 그게 왜?' 이럴텐데, 저자는 이걸 단순한 무감각으로 해석합니다. 그러니까 '위기감을 느껴야 하는데 왜 못 느끼냐!!!'란 거죠.

이런 태도와 맞물린 게 '체제경쟁은 이미 다 끝났고 북한은 남한의 상대가 안 된다'는 사고방식입니다. 저쪽 진영이 반미와 함께 사고의 밑바탕으로 삼는 게 저거예요. 정리하자면,
1) 체제경쟁은 끝났고 북한은 매우 허약하므로
2) 미국이 건드리기만 해도 위험해진다
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사고방식을 좀 더 들여다보면 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렇게 북한이 허약하면 왜 신경쓰나요?
보통 사람이라면 '북핵 때문'이라고 할 겁니다. 하지만 저쪽 사람들은 '북한은 핵 절대 안 쓴다. 안심해라. 걱정할 것 없다.' 라고 말합니다. 그와 동시에 '북핵은 미국의 위협 때문에 만든 것, 체제보장용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건 더더욱 이상한 태도입니다. 북핵 신경쓸 필요 없으면, 뭐하러 대화하나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이들이 북한을 자신과 동일시한다는 겁니다. 위의 1, 2번 다음 3번은 '그러니 안 무너지게 지원해라' 입니다.

'우리(=북한)를 건드리지 마라, 핵에도 태클걸지 마라, 너희(미국)는 존재 자체가 위협이다, 자꾸 위협하면 전쟁나는 수가 있다? 우리 상황이 안 좋으니 닥치고 지원해'

바로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들의 사고가 이해가 됩니다. 북한에게 호의적이거나, 북한과 자신을 동일시하죠. 이 때문에 이들은 아주 당연히 반미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같은 이상한 체제에 대한 호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미국을 폄하하는 모습이 일상적으로 보이고, 북한이 비정상이라는 말을 온 힘을 다해 반박합니다. '정상국가가 어딨어? 비정상이 도대체 뭔데? 이렇게까지도 나오고요. 그리고 이들은 남한의 피해를 걱정하는 것 같지 않아요. 더 황당한 건 이러면서 이들은 '우리 한미공조 중시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인지부조화인지, 아니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네요.


정작 냉전의 한복판이었던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북한은 대미 도발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습니다. 그것도 아주 하드코어한 도발을 저질렀죠. 저는 이땐 북한이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었지만, 공산권 붕괴와 남한의 발전, 북한 경제의 붕괴를 거치면서 극도의 불안감이 생겼다고 봅니다. 이상할 정도로 자존심을 세우는 거나, 미군의 행동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죠.

그렇다면 북한이 어느 정도 국력을 회복한다면? 그땐 도로 예전같이 도발을 세게 하지 않을까요?


북한이 핵개발을 동네방네 떠벌리면서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듯합니다. 우리 이정도니까 건드리지 마라, 이거죠. 정작 외부 세계는 북한에 관심 없고, 핵개발하니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에서 관심이 생겼죠. 북한은 구걸경제를 굴리기 위해 관심을 끌려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들 기준으로 껄끄러운 관심은 다 쳐냅니다. 세계를 북한에게 맞추라는 게 별게 아니예요. 저런 태도가 바로 그런 거죠. 세계는 북한을 이해하기 어려워하지만 노력은 하는데, 북한은 세계를 이해 못하며 이해하고 싶어하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니 망정이지, 이런 이상한 외교는 북한 아니면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내가 A라고 했을 때 상대가 최소한 A'라고 알아들어야 회담을 하든 말든 할텐데, 북한의 말과 행동은 언제나 따로 놀고 말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발언의 진의를 확인하는 것부터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웃기는 건 저쪽 진영이 미국 대통령을 바보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고, 트럼프를 선호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란 점입니다. '걔는 돈만 알고 노벨상에 눈이 멀었으니 협상 할거야' ...회담중에 시리아 폭격한 게 누구였더라?


북한은 과연 핵탄두를 숨기고 비핵화를 할까요? 과연 지금은 전환점일까요? 제가 보기에 북미회담은 진행되겠지만 결과물은 어중간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작 박한식도 비핵화 안된다고 단언하는 판이죠(...) 비핵화를 해도 주변국이 안 믿을 거고요.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안했다고 쳐도, 핵무기를 자랑하지 않고 도발만 (오랫동안)안 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북한이 저런다면 남한은 북한에 신경쓸 필요가 없습니다. 뭐하러 북한학자들 주장대로 계속 부대끼며 교류를 하죠? 박한식은 비핵화 안되지만 걱정할 거 전혀 없고 미국은 체제보장이나 해줘라, 그러면 북한은 발전한다는 소리를 합니다. 북한이 뭘 하든 내버려두라는 거예요. 그러면서 교류는 왜 하자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네요.


결국 여기서 읽어낼 수 있는 건 북한에게 남한과 미국은 존재 자체가 위협이라는 겁니다. 그러니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체제보장 약속을 믿지 못한다는 희대의 개드립이 나오죠. 그런 상황에서 비핵화? 말도 안 됩니다. 더구나 이젠 비핵화 해도 믿을 수 없는 지경이고요. 북한은 존재 자체가 문제예요. 대화하고 교류하며 우리 민족끼리 하하호호 웃으면서 평화롭게 잘살자~ 따위는 LSD를 치사량까지 쳐맞은 소리입니다.


그렇다고 군사행동을 하기엔 부담되죠. 제가 원하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1) 핵폐기되고
2) 조용하며(도발 안 하는)
3) 남한과 격차가 계속 벌어지며 그게 가속되는
북한입니다. 그런데 1)은 어렵죠. 2)도 쉽지 않고요. 이런 맥락에서 저는 전술핵 재배치를 강력히 희망하지만 판문점 선언이 튀어나왔죠? 아마 안될겁니다(...)

<선을 넘어 생각한다> - 버...버틸 수가 없다!!! Diary Of A Madman

이른바 '저쪽 진영'의 논리를 이해해보기 위해 <선을 넘어 생각한다>를 읽어봤습니다. 이게 북한학계의 주류 시각에 가깝다는데, 이종석이나 문정인(이쪽은 원래 정치학자이지만)도 비슷해요. 현 정부는 아무래도 이쪽 계열 사람들이 주류이니 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저쪽 진영'의 논리가 한큐에 이해가 됩니다. 심지어는 Garry옹의 논리도 단숨에 이해할 수 있어요(...) 노무현 때 북한학자들과 정치외교학자들 사이엔 넘을 수 없는 간극이 있었다는데, 왜 그런지 알 수 있습니다. 감상은 다음 짤방으로 정확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네 진짜로요(...)

일단 강력한 반미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고,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한미관계를 중시한다는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북한의 내재적 논리를 이해하는 걸 넘어 거기 중독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용은 한 줄로 요약하면 '북한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면 된다니까!!!'입니다.

내용을 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빨간색은 원문, 초록색의미, 검은색은 제 평가입니다. 주요 내용을 다 소개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됩니다. 책을 통째로 옮길 수도 없고요;;;

머리말 중:
2017년 4월 미군이 보유한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동해에 나타난 적이 있었는데 그러한 것 역시 전쟁으로 이어지는 발단이 될 수도 있고

→ 미군의 행동을 극도로 두려워합니다. 그야말로 병적입니다.

친구를 사귀려면 자주 만나 이야기도 나누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처음에는 오해도 생기고 갈등도 생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를 만들려면 포기하지 않고 상대방과 소통하려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은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가 있어야만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한다면 세상에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순서가 뒤바뀐 것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대화의 전제 조건이 아니라 대화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 북한의 신용도를 문제삼는 게 왜 저쪽 진영에 안 먹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쪽 기준으로 그건 아무 의미 없는 소리입니다. 이제까지 북한이 어떻게 했는지는 전혀 문제가 안 되며 어쨌든 친하게 지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제 겨우 머리말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는 김일성 주석,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명록 차수 등등 북한 인사의 직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표기합니다. 처음 한 번만 표기하는 게 아니예요. 예외는 황장엽과 태영호(...)


1장:
사실 체제 유지를 위한 환상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대다수 미국인들은 실제로는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면서도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환상에 빠져 있는 것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이런 식으로 북한을 긍정하기 위해 미국을 깎아내리는 행태는 이 책 처음부터 끝까지 나타납니다.

3장: 이 장 제목은 '선군정치는 군부독재와 같은 말이 아니다'입니다. 챕터를 다 옮길 수 없으니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선군정치는 군부독재 아님. 군인들에게 배우고 군대가 인민생활 돕는 것임. 군인들을 존경하게 만들고 군인들이 인민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임. 군이 민간과 분리되지 않고 밀착해서 인민을 도우는 것임.
→ 이게 병영국가란 겁니다. 그리고 사회가 군대화되면 군대도 사회화돼서 당나라 군대가 되죠.

4장:
인권 뒤에 숨은 인권 정치
탈북자 증언, 어디까지 믿을 것인가
북한의 인권이라는 주제를 다루기 전에 먼저 '인권'이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 생명권, 평등권, 선택권이란 구분법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 우린 똥묻은 개가 아니라 겨묻은 개다. 너네도 겨묻은 개니까 우리보고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
→ ...재산권은 어디?

5장: 이 장 제목은 '북한은 외국인 억류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입니다.
→ 억류된 건 그놈들 잘못이다. 웜비어는 우리 때문에 그렇게 된 거 아니다. 사면은 최고지도자만 할 수 있으니 너네도 클린턴 정도 보내야 우리 체면이 산다. 빨리 조치를 안 취해서 문제가 생기면 다 미국탓이다.
→ 북한이 뭘 원하는지 정확하게 나옵니다.

6장: 이 장 제목은 '대북 지원이 핵 개발을 도왔나'입니다. 점입가경이죠?
→ 현금 준 적 없다. 군대로만 간 거 아니다. 많이 주지도 않았다.
→ 북한에 1달러어치의 뭔가를 지원하면 북한은 그만큼 돈이 굳고 그 돈은 핵으로 들어갑니다. 그 간단한 걸 부정하려니 말이 꼬이죠.

8장:
→ 전작권 환수하자.
9장:
→ 제네바 합의, 02년 HEU 문제, 9.19 합의 등등 이제까지 합의 깬 건 전부 미국이다. 미국의 패권의식과 기독교 선민의식이 문제를 어렵게 만든다. 트럼프는 장사꾼이라 북한 상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협상할 거다. 노벨평화상 받으려고 할 거다.
→ 합의는 다 북한이 깼거든? 그리고 트럼프가 우습게 보이냐?

북한이 핵 개발을 하게 된 발단은 미국의 핵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본질적으로 북핵 문제는 북미 적대관계가 낳은 어두운 유산인 셈입니다. ... 그렇다면 북핵 문제 해법을 위한 기본 전제가 분명해집니다. 바로 미국의 핵 위협 제거, 즉 북한의 안전보장입니다. ... 

저는 북한이 안전만 보장된다면 기꺼이 국제 사찰을 받고, 핵 개발에 대한 야망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안전보장은 결국 휴전 상황을 평화 체제로 전환하고, 북미수교와 불가침조약 체결 등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 

저는 단순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핵무기 공포에서 해방시키는 방향으로 ... 한반도 비핵화에서 더 나아가 세계 비핵화를 주장해야 합니다. ... 전 세계 비핵화를 위한 동반자로서 북한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 함께 손을 잡고 세계 비핵화를 이루자고 북한을 설득해야 합니다.
→ ...당신 조선노동당 소속이지?
이 정도로 북한 주장을 앵무새처럼 읊을 줄이야... 빅터 차는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의 지위와 위세를 원한다고 한 적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강대국이 되는 걸 원한다, 자신을 소련의 대체자로 생각한다는 분석도 많죠. 더구나 저 위의 대목에서 불가침조약이라는 불길한 단어가 나오는 것도 개그입니다(...)

북한이 원하는 것, 북한이 할 수 있는 것, 미국이 해줄 수 있는 것 사이에는 극심한 괴리가 있습니다. 북한은 1)핵을 가진 2)강대한 3)왕국을 원하는데 그거 셋 다 달성한 국가는 없습니다. 더구나 이걸 미국 보고 해달라고 하죠. 북한이 말하는 적대관계 해소는, 세계질서를 북한 질서에 맞게 고치라는 겁니다.


그런데 하이라이트는 이제부터입니다.

10장:
또 하나의 흑막, 군산복합체
군산복합체는 미국을 좌지우지합니다. 돈이 미국을 움직이고 그 돈은 총칼에서 나옵니다. ... 이 정도면 군산복합체가 지배하는 나라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 군수산업은 태생적으로 자유경쟁 시장이 될 수 없기 때문에 ... 군산복합체는 로비 정치와 짝을 이룹니다. 부정부패를 초래하고 경제 질서를 왜곡합니다. 무기 생산을 위해서는 무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전쟁과 분쟁이 필수입니다.
자 그리고 하이라이트!!!

2000년대 초반 F-15K와 라팔, 유로파이터가 경쟁한 1차 차기전투기 사업에서 라팔이 더 우수한 점수를 받았음에도 F-15K를 최종 선정한 일을 기억하실 겁니다.

라 팔 최 고!!!

예의상 라팔 사진 하나 넣었습니다(...)

그리고 10장 아직 안 끝났습니다(...)
저는 1970년대 당시나 지금이나 주한 미군은 반드시 철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심 나오죠?

11장: 이 장 제목은 '통일은 손해라는 생각에 관하여'입니다.
→ 개성공단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왜 중지했냐. 이명박근혜 AUT! 북한은 노다지임. 지하자원 쩔음. 석유도 있대!
12장: 
→ 통일하자!
→ 싫거든?

여기까지입니다. 일이 잘못된 건 다 미국탓이고 북한이 뭐라고 하든 무조건 끝까지 대화해야 함!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로 인해 북한이 뻘짓을 하는 건 무조건 다 눈감아줘야 함! 아 하여튼 뭐든지 북한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면 된다니까? 왜 북한을 안 믿음? 하지만 우린 미국을 못 믿어! 나쁜 미국놈들 조낸 무서움! 이라고 하는 책입니다.

북한 도발에 대한 얘기는 놀라울 만큼 적고 천안함은 음모론으로 때웠습니다. 연평도는 실드 못 쳐서 그런지 이명박 잘못이라네요.

저는 북한은 압박을 하면 할수록 회담장에 나온다고 봅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북한을 무시한 결과 북한경제가 중국에 종속됐고, 이 때문에 작년 말 제재 2연타의 타격이 크게 증폭돼서 회담장으로 나왔다고도 보거든요. 루즈벨트의 말대로 '말은 부드럽게, 손에는 큰 몽둥이'라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몽둥이는 클수록 좋고 북한이 말을 안 들으면 그걸 휘둘러야 합니다. 그게 반드시 군사작전을 의미하는 건 아니죠.


문제는... 저 책이 북한학계 주류의 시각에 가깝다는 거고 이들이 현재 권력을 잡고 있다는 거죠-_- 이들은 북한 상대로 최대의 친화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그걸 냉전시대 수구논리라고 하는데, 이거야말로 86세대의 낡은 사고방식입니다. 반미친북이 진보인 줄 아는 거죠.

과연 저게 북한학계의 생각인지, 북한의 생각인지 궁금합니다. 김정은이 저정도로 머릿속에 꽃밭이 피어 있다고는 믿(고 싶)지 않거든요. 답이 안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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