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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vil Abyss Of The 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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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워 - 전인미답의 경지 음악과 영상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를 몇 번 더 관람했습니다. 보면서 느낀 건데, 이 영화는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지점에 혼자서 먼저 가있는 영화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 있기 때문에 이젠 마블의 행보 자체가 영화사(史)입니다.

10년간 수많은 영화를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서 빌드업한 끝에 등장한 구성도 대단하지만, 이 작품의 진가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문화의 아이콘이 됐다는 점입니다. 완성도로만 보면 인피니티 워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이 즐비하며 마블 영화 중에서도 윈터솔저와 시빌 워는 이 영화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하지만 인피니티 워는 작품성을 떠나서 초거대 문화 프랜차이즈로서 독보적인 지위에 올랐습니다.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추억으로 작용하는 첫번째 프랜차이즈가 될 겁니다.

미국에서 스타워즈를 보면서 자란 세대의 자식들은 마블 영화를 보며 자랍니다. 한 10년 후에는, "스타워즈가 최고지!!!"라며 일갈하는 부모와 "마블이야말로 최고죠!!!"라는 자식들이 훈훈한(?) 광경을 연출할 겁니다. 여기서 한 세대가 더 지나면, 전세계의 부모들이 "MCU가 최고지!!!"라고 일갈하고 전세계의 자식들이 다른 뭔가를 가지고 반격하는 광경이 나올 거예요. MCU는 스타워즈마저 넘어서 전세계가 공유하는 문화로 자리잡을 겁니다. 이걸 긍정하든 부정하든, 이미 현실에 구현됐다는 게 정말 엄청난 일이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면 작품성 따윈 엿바꿔먹은 돈지랄로 간주되는 경향이 강한데, 블록버스터를 제대로 만드는 건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하물며 그 많은 블록버스터를 차곡차곡 쌓아올려 인피니티 워를 만들어내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죠. 마블은 그걸 해냈습니다. 압도적인 상상력, 압도적인 스케일, 압도적인 영상, 압도적인 액션, 블록버스터뿐만 아니라 그 어떤 영화에서도 시도하기 어려운 스토리까지. 타노스의 승리는 인피니티 워니까 가능했던 겁니다. 할리우드 밖에서 이런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건 매우 어렵고, 안에서도 인피니티 워 같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건 지극히 어렵습니다.

이렇게 어렸을 때 다수가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가 이제는 어렵다 싶은데, 결국 마블이 해내는군요. 예전에 일본 애니가 일본에서 그런 작용을 했지만, 이제 일본 애니는 가능성을 잃고 몰락해가고 있습니다. 저는 에반게리온 세대인데 이 작품은 건담만한 범용성(?)은 없었죠. 그 이후로는 아예 없고요. 한국은 서태지를 빼면 이런 문화적 아이콘이 있었나...싶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MCU를 전세계의 문화로 만들어가고 있네요.

이런 맥락에서, 보면 볼수록 전율하게 되는 엄청난 작품입니다. 완성도를 떠나서 이런 건 오직 마블만이 해낼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네요. 데드풀 2 개봉 때문에 아이맥스에서 내리는 게 너무나도 아깝습니다. 물론 데드풀 2도 정말 기대되지만...

덧글

  • fallen 2018/05/16 12:23 #

    10년동안 천천히 쌓아올린 MCU프렌차이즈의 결실이죠.
  • Arcturus 2018/05/16 14:09 #

    이렇게 성공적으로 쌓아올릴 줄은…^^
  • 다져써스피릿 2018/05/16 12:26 #

    지인하고 MCU 얘기하다가 "10년쯤 후에는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영화사 배울때 MCU 배울걸?" 그랬더니 충격 먹더군요. 물론 한 5초 생각하더니 "진짜 그러겠네" 납득했구요. 사실 10년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을 거에요.
  • Arcturus 2018/05/16 14:10 #

    저도 인피니티 워 보면서 이게 영화사, 작법, 영화미학을 바꾸는 기준이 될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 나인테일 2018/05/16 14:12 #

    지금부터 배워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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